Search

안지혜

직함1
디렉터
직함2
CaTealyzing Pioneer
태그
⛵️모험
✉️메시지
🌗울고 웃는
진저티에서 일한 지 이제 5년 차가 되어가지만, 여전히 올해 어떤 일이 펼쳐질지 올해의 끝에 나는 어떤 모습일지 예상하기가 어렵습니다. 보통 진저티를 찾아오는 프로젝트들은 이제 막 주목하기 시작해 참고할 레퍼런스가 없는 새로운 주제일 경우가 많습니다. 기존의 방식을 답습하기보다는 늘 새로운 방식을 실험하는 진저티만의 과정까지 더해지니, 일할 때는 마치 희뿌연 안개 속을 헤치면서 길을 내며 걷는 것 같아요. 넘어질까 두려울 때도 많고, 길을 낸다는 것 자체가 수고스럽기도 하지만 함께 발을 내디뎌주는 동료들이 있다면 이 과정도 ⛵️모험이 됩니다. 이 모험 속에서 누구를 만날지,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험이 끝난 후에 우리에게 어떤 변화가 있을지 알 수 없지만, 그 알 수 없음이 주는 무한한 가능성 때문에 진저티에서의 일을 ‘재미있다’라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가장 힘들기도 하지만 가장 재미있다고 느끼기도 하는 일은 역시 ‘’이라는 물건을 만드는 일입니다. 사람들의 목소리를 수집하고, 이 과정 속에서 나 자신이 어떻게 변화되는지를 느끼며, 세상에 발신할 메시지를 만들기 위해 단어들을 골라 문장을 만드는 일이 참 어려우면서도 즐겁습니다. 특히 이 결과물이 손에 잡히는 ‘책’이 되어 탄생한 모습을 볼 때, 그리고 그 책 속의 문장들이 단순히 검은색의 글자가 아니라 메시지가 되어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었을 때 뿌듯합니다.
사실 진저티에서 일하는 진짜 이유는 동료들과 시시덕거리는 ‘쉬는 시간’ 같은 순간들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서로 따라하며 짖궂게 놀리거나, 웃긴 별명을 지어 주거나, 우리 안의 유행어을 만들거나요. 이제는 눈빛만 봐도 마음을 숨길 수 없는 사이가 되어서 가볍게 대화를 하다가도 속 이야기가 길어 올려져 엉엉 울기도 하는 그런 순간들이 좋습니다.
인터뷰 버스킹
도쿄 스터디 트립 큐레이션
진저티프로젝트 GingerTProject on Instagram: "♨️ 진저티플의 도쿄 큐레이션 03 [가끔은 이런 시간도 필요해, 타소가레(たそがれ') ] 📍사야노유도코로 온천 🖋️Curator:지혜 저는 가끔 삶이 부친다 싶으면 찾아보는 영화가 있는데요. 바로 일본 영화 입니다. 이 영화는 안경을 쓴 한 여성이 도피하듯 캐리어를 끌고 도착한 어느 한적한 섬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았는데요. 이 섬에는 '타소가레(たそがれ)'라는 독특한 문화가 있습니다. 바로 하는 일 없이 그저 잠시 멈춰 멍하니 사색하는 행위를 뜻해요. '타소가레'는 영화 속에서는 '젖어 들기' 라고 표현되었어요. 아마 사색을 통해 그 시간과, 상황에 충분히 젖어 든다는 뜻이겠죠. 스터디 트립 둘째 날, 진저티플 모두 자신만의 일정을 향해 출발할 때 저는 시작부터 이곳저곳 쑤시는 몸부터 해결하고 싶어 온천으로 향했어요.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사람의 손길, 발길, 눈길이 닿는 곳을 늘 세심하게 설계하는 일본 특유의 디테일함을 발견하고 경험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야외 온천에는 마치 커다란 찻잔같이 생긴 1인용 탕 세 개가 조르르 놓여 있는데요. 탕에 몸을 천천히 담그니 그 속도만큼 차르르 물이 넘쳐흐르는데, 흐르는 물의 모습을 보며 소리를 듣는 그 순간은 마치 슬로우 모션처럼 천천히 시간이 감겨 흐르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이어졌던 생각은 '아, 나라는 사람이 여기 있구나' 였습니다. 분명히 나라는 사람은 여기 이곳에 존재하지만, 바쁜 일상을 살아내기에만 전념하다 보면, 정작 그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 주체인 자신을 종종 잊기가 쉽다는 생각을 했어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을 하다 보니 '어? 지금 이게 에서 나오는 그 타소가레 모먼트네!' 싶었죠.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온천에서 멍~하니 타소가레하는 시간을 갖고 계시더라고요. 타소가레는 영화적 설정인 줄만 알았는데, 일본의 실제 문화 였구나를 알게 되니 재밌었어요. 이런 사색을 하다 보면 태산처럼 느껴졌던 것들도 갑자기 경계가 흐릿해지기도 하고, 잊고 있었던 중요한 것들이 둥실 떠오르기도 하더라고요. 살아내는 태도가 아니라 살아가는 태도로 담담히 전환되기도 하고요. 겉으로 보기에는 무용해 보이는, 하릴없이 '타소가레'하는 일시정지의 시간은 아무리 바쁘더라도 틈을 내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를 담담히 살아가며 '아, 내가 여기에 살아 있구나'하고 감각하기 위해서요. 📌이 곳을 여행하는 Tip * Tip 1. 온천 안에 있는 레스토랑은 일본식 정원을 보면서 식사를 할 수 있었어요. 정원을 보면서 식사하며 갖는 타소가레의 시간도 즐거웠어요. * Tip 2. 마음이 바쁘면 사색할 수 있는 여유도 없더라고요. 바쁜 일상의 속도에 따라가는 것에 익숙해지지만 말고, 가끔은 일시정지하고 '지금 나는 어떤 속도로 살고 있지? 나는 어디에 있지?'하고 물어보는 시간을 가져 보세요."
24 Likes, 0 Comments - 진저티프로젝트 GingerTProject (@gingertproject) on Instagram: "♨️ 진저티플의 도쿄 큐레이션 03 [가끔은 이런 시간도 필요해, 타소가레(たそがれ') ] 📍사야노유도코로 온천 🖋️Curator:지혜 저는 가끔 삶이 부친다 싶으면 찾아보는 영화가 있는데요. 바로 일본 영화 입니다. 이 영화는 안경을 쓴 한 여성이 도피하듯 캐리어를 끌고 도착한 어느 한적한 섬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았는데요.
> 진저티플 더보기 홈으로